통일사상 - 제4장 가치론(價値論) -

2010. 1. 6. 16:45참사랑 영원까지/통일사상

一. 가치론(價値論) 및 가치의 뜻


새로운 가치관이란 통일원리(統一原理)에서 본, 가치에 대한 견해를 말하는데 새 가치관을 제시함에 앞서서 가치론과 가치의 뜻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언급하고자 한다.


(1) 가치론(價値論)의 뜻


가치론(價値論)은 일반적(一般的)으로 경제학, 윤리학 등의 분야에서도 다뤄지지만, 철학에서는 주로 가치철학을 가리킨다. 즉 가치일반(價値一般)에 관한 이론을 다루는 철학부문이다. 가치론이 근대에 이르러 철학체계의 한 부문(部門)이 되고 있지만 그 내용은 비록 단편적이나마 古代에서도 발견되며(후술), 칸트가 사실문제와 가치문제를 구별하고 사실의 부문과 가치의 부문을 구분한 이후 가치론은 철학상의 중요한 과제로 제기되었다.


특히 로체(Rudolph H. Lotze, 1817~1881)가 존재(存在)와 가치(價値)를 분리한 후 존재의 세계에 가치의 세계를 대치시키는 동시에, 존재의 세계는 지성(知性; Verstand)에 의해서 파악되지만 가치의 세계는 감정(感情)에 의해서 파악된다고 주장하면서, 철학(哲學)上에 가치개념을 끌어들임으로써 가치철학의 시조(始祖)가 되었다.


(2) 가치(價値)란 무엇인가


가치(價値)라는 말은 본래 경제적 생활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주로 경제적 가치를 의미하지만, 오늘날에 와서는 이 말이 일반화(一般化)하여 사회, 정치, 법률, 도덕, 예술, 학문, 종교 등 인간생활의 거의 전반에 걸쳐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통일사상에서는 가치(價値)를 크게 물질적 가치와 정신적 가치로 구분한다. 물질적가치란 상품가치와 같이 생활자료의 가치를 뜻하며, 정신적 가치는 지(知)-정(情)-의(意)의 기능에 대응(對應)하는 진(眞)-미(美)-선(善)을 말한다. 본 가치론(價値論)에서는 그 중 정신적가치(精神的價値)만을 다루고 있다.


일반적으로 가치(價値)라는 개념을 정확하게 정의(定義)하기가 불가능1)하기 때문에 가치현상(價値現象)을 통하여 분석할 수밖에 없다고 하지만, 본 가치론에서는 주체(主體, 主觀)의 욕망을 충족시켜 주는 대상(對象)의 성질을 가치라고 규정한다. 즉 어떤 대상이 있어서, 그것이 한 주체의 욕망이나 소원을 충족시켜 주는 성질을 가질 때, 그 주체(主體)가 인정하는 그 대상(對象)의 성질을 가치(價値)라고 한다. 즉 가치는 주체가 인정하는 대상가치(對象價値)이며, 주체에게 인정되지 않으면 그것은 현실적인 것이 되지 못한다. 예컨대 여기에 아름다운 꽃이 있다고 하자. 주체가 이 꽃의 아름다움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그 꽃의 가치는 나타나지 않는다. 이와 같이 가치(價値)가 나타나기 위해서는 주체가 대상의 성질을 인정(認定)하면서 평가(評價)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3) 욕망(欲望)


가치란 이미 언급한 대로 주체의 욕망을 충족시켜 주는 대상의 성질을 의미하기 때문에, 가치를 논하기 위해서는 먼저 주체가 가지고 있는 욕망을 분석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데 오늘날까지 가치(價値, 物質的價値)를 포함)를 다루어 온 많은 사상가(思想家)들은 인간의 욕망의 문제를 배제하고 그 가치의 현상만을 객관적으로 취급해왔다. 그러나 그러한 가치관은 뿌리없는 나무나 토대없는 건축물과 같이 취약성(脆弱性)을 면할 수가 없다. 뿌리없는 나무는 시들 수밖에 없고 토대없는 건축물은 곧 무너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날 기존(旣存)의 사상체계(思想體系)는 여러가지 사회문제의 해결에 있어서 그 무력성(無力性)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예컨대 물질적 가치를 취급하는 경제이론까지도 현재의 경제혼란을 해결하는데 있어서 거의 소용이 없게 되어버렸다. 그리고 노사관계가 기업 실적에 미치는 영향 등 이전의 경제학자들이 예상하지 못한 많은 문제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왜 이러한 결과가 올까. 그것은 종래의 경제학자들이 인간의 욕망을 올바르게 분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제학자들은 경제활동의 동기가 욕망인 것을 알면서도 그 욕망을 분석하지 않음으로 해서 결국, 그들의 이론은 토대가 없는 건축물과 같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리하여 여기서는, 나타난 현상을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하여 욕망(欲望)의 분석에서부터 접근하고자 하지만, 이에 앞서 먼저 가치론의 통일원리적 근거를 다루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