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사상 - 제2장 존재론(存在論) - 3

2010. 1. 6. 16:53참사랑 영원까지/통일사상

3. 개성진리체의 개별상 (個性眞理體의 個別相)


개성진리체(個性眞理體)는 개체마다 普遍相(보편상; 성상·형상, 양성·음성)외에 독특한 속성(屬性)을 가지고 있다. 이것이 개성진리체의 개별상(個別相)으로서 원상(原相)의 개별상(原個別相)에서 유래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1) 보편상(普遍相)의 개별화(個別化)


개별상(個別相)은 보편상(普遍相)과 별개의 속성이 아니며, 보편상 그 자체가 특수화(特殊化) 또는 개별화(個別化)된 것이다. 즉 보편상은 성상·형상과 양성·음성이므로 이들 속성이 개체마다 다르게 나타난 것이 개별상(個別相)이다. 人間의 경우 개인마다 性格(성격, 性相)이 다르고 체격이나 容貌(용모, 形狀)가 다르다. 또 성상의 양·음과 형상의 양·음도 개인마다 다르다. 예컨대 같은 기쁨(情의 陽)이라도 그 표현방법이 각각 다르며, 슬픔(情의 陰)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코는 몸의 양적(陽的)인 부분으로서 코의 높이와 모양은 사람마다 각각 다르다. 몸의 음적인 부분인 귓구멍을 보아도 그 크기나 모양은 역시 사람에 따라 다르다. 이와 같이 개별상은 보편상 그 자체가 개별화된 것이다.


(2) 종차(種差)와 개별상(個別相)


일정한 사물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특성을 보통 徵表(징표; Merkmal)라고 하며, 동일한 유개념(類槪念)에 속하는 종개념(種槪念) 중에서 일정한 종개념에 나타나는 특유한 징표(徵表)를 種差(종차; specific difference)라고 한다. 예컨대 `사람'은 `개'나 `고양이'와 마찬가지로 `동물'이라는 유개념에 속하는 종개념이지만, `사람'이라는 종개념에 공통되는 성질의 징표로서 `理性的'이라는 말이 그 예이다(統一思想으로 볼 때 여기의 징표나 종차도 모두 보편상의 특수화임은 물론이다). 따라서 어떤 생물의 징표는 여러 가지 단계의 종차가 합쳐져 있는 것이다.


예컨대, 하나의 인간을 생각해 보자. 인간은 생물이면서 식물이 아닌 동물의 징표(徵表) 즉 종차(種差)를 가지고 있다. 또 인간은 동물이면서 무척추동물(無脊椎動物)이 아니고 척추동물(脊椎動物)의 종차(특성)를 가지고 있다. 또 척추동물이면서 어류나 파충류가 아닌 포유류의 종차(특성)를 가지고 있다. 또 포유류이면서 食肉類(식육류, 齧齒類)가 아닌 영장류(靈長類)의 종차(특성)를 가지고 있다. 또 영장류(靈長類)이면서 손이 긴 원숭이가 아닌 사람科(Homonidae)의 종차를 지니고 있다. 또 사람과(科)로서 소위 원인(猿人)이 아닌 사람屬(속, Homo)으로서의 종차를 가지고 있다. 또 사람屬으로서 소위 원(原人)이 아닌 호모 사피엔스의 종차(種差) 즉 특성(이 특성이 바로 `理性的'인 것이다)을 지니고 있다.


이와 같이 인간의 미표(微表)에는 대체로界(kingdom),門(phylum), 綱(class), 目(order), 科(family), 屬(genius), 種(species)의 7단계(段階)의 종차(특성)가 함께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이와 같은 7단계 종차의 기반위에 개인의 특성(特性), 즉 개별상(個別相)이 세워지게 된다. 다시 말하면 7단계의 종차를 터로 하는 개인의 특성이 바로 인간의 개별상(個別相)이다.


그런데 인간에 있어서 7단계의 종차는 생물학자(生物學者)들이 편의상(便宜上) 그렇게 구분한 것뿐이며, 하나님은 그와 같이 여러 종차를 거듭하면서 인간을 만드신 것은 아니다. ‘原理講論’에 “하나님은 인간을 창조하기 전에 미래에 창조(創造)될 인간의 성상(性相)과 형상(形狀)을 형상적(形象的)으로 전개하여 만물세계를 창조하셨다"7)고 되어 있는 바와 같이 하나님은 천주(天宙)의 창조에 있어서 제일 마지막으로 만들어야 할 인간을, 마음속에서는 제일 먼저 구상(構想)하신 것이다.


즉 제일 먼저 구상(構想)한 인간을 표준으로 하여 동물, 식물, 광물을 차례로 생각하신 것이다. 즉 구상(構想)된 인간을 표본으로 하여 동물을 생각하고 다음에 식물을, 그리고 나중에 광물을 생각하신 것이다. 이와 같이 구상에 있어서는 인간, 동물, 식물, 광물의 순서와 같이 하향식(下向式)으로 생각하였으나 실제로 피조세계를 만든 순서는 그 반대였다. 즉 광물(天體), 식물, 동물, 인간의 순서와 같이 상향식(上向式)으로 만드신 것이다. 하나님은 인간의 구상에 있어서 몇 개의 종차(種差)를 합쳐 가면서 인간을 구상한 것이 아니며, 한꺼번에 모든 屬性(성상과 형상, 양성과 음성)을 구비한 인간을 구상한 것이다.


더욱이 추상적(抽象的)인 인간이 아니고 구체적(具體的)인 개별상(個別相)을 가진 인간 아담과 해와를 마음에 그렸던 것이다. 그 다음은 인간에게서 일정한 성질과 요소를 생략하고 변형(變形)시키면서 여러 가지 동물을 구상하였다. 다음에는 동물의 일정한 성질과 요소를 생략하고 변형시키면서 여러 가지 식물을 구상하였다. 또 식물의 일정한 성질과 요소를 생략하고 변형시키면서 여러 가지 천체(天體)와 광물(鑛物)을 구상한 것이다. 이러한 하향식(下向式) 구상에 있어서의 한 단계의 구상, 예컨대 동물 단계의 구상에 있어서도 고급한 것으로부터 시작하여 거기에서 일정한 성질과 요소를 생략 또는 변형시킴으로써 점차로 저급한 동물을 구상해 나갔다고 본다(식물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실제의 만물창조의 결과만을 보면 인간은 여러 단계의 동물의 종차가 겹쳐있는 것 같이 보여진다.


여기서 유의해야 할 것은 분자, 원자, 소립자 등 미시세계(微視世界)에 있어서, 개체의 개별상은 그 개체들이 속한 종류의 종차(특성)와 동일하다는 것이다. 예컨대 물의 분자는 어떤 분자든지 같은 형태와 화학적(化學的) 성질을 가지고 있다. 원자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며, 소립자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즉 미시세계(微視世界)에서는 종차와 개별상이 일치한다고 본다. 원자나 소립자는 더 높은 차원의 개체의 구성요소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광물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광물로 되어 있는 산하(山河), 하늘의 천체(天體)들은 각각 개별상을 갖고 있으나 구성 요소로서의 광물 그 자체는 역시 종차가 그대로 개별상이 되고 있다. 이것은 식물이나 동물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즉 종류의 특성 그대로가 개별상(個別相)이 된다. 예컨대 무궁화나무의 특성은 그대로가 모든 무궁화나무의 개별상이 되며, 일정(一定)한 종류의 닭의 특성은 그대로가 동종(同種)의 모든 닭의 개별상이 된다. 이리하여 인간에 있어서는 개인마다 개별상이 다르지만 인간 이외(人間 以外)의 만물들은 종류에 따라서 개별상이 다르게 된다.


(3) 개별상(個別相)과 환경(環境)


인간(人間)에 있어서 개별상이란 개체가 태어나면서 가진 특성이지만, 그 개별상에는 환경에 따라 변하는 측면(側面)이 있다. 그것은 원상(原相)이 그러했듯이 모든 개체는 존재 또는 운동함에 있어서 자기동일성(自己同一性)과 發展性(발전성, 變化性)의 양면을 동시에 나타내기 때문이다. 이것을 바꾸어 말하면 인간은 不變性(불변성, 自己同一性)과 可變性(가변성, 發展性)의 통일적 존재로서 존재하며 성장한다. 그런데 이중에서 불변성(不變的)인 측면이 본질적인 것이고 변화하는 측면은 2차적인 것이다. 개별상을 유전학적(遺傳學的)으로 보면 유전형질(遺傳形質)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이 개별상이 개체의 성장과정에 있어서 환경과의 부단한 수수작용을 통하여 부분적으로 변화해 간다. 개별상중(個別相中)에서 이와 같이 변화하는 부분(部分) 또는 변화한 부분을 개별변상(個別變相)이라고 한다.


이러한 개별상의 가변적(可變的)인 부분은 유전학상의 획득형질(獲得形質)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소련의 리셍코(T. D. Lysenko, 1898∼1976)는 春化處理(춘화처리, 低溫處理)에 의해서 가을보리(秋播小麥)를 봄보리(春播小麥)로 변화시키는 실험을 통해서, 환경에 의해 생물의 특성(特性)이 변화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불변의 형질이 유전자에 의해 자손(子孫)에게 전해진다고 하는 멘델·모르간의 유전자설(遺傳子說)은 형이상학(形而上學)이라고 하여 부정(否定)하였다. 생물의 본래적인 불변성을 부정하고 환경에 의해서 변화하는 면만을 강조한 것이다. 이 리셍코의 설(說)은 스탈린(J. V. Stalin, 1879∼1953)에게 인정받은 후 높이 평가되자 그때까지의 멘델·모르간파(派) 학자들은 반동으로 몰리어 추방되기까지 했다.


그러나 얼마 후에 리셍코학설(學說)의 오류(誤謬)가 외국 학자들의 연구에 의해서 확인되고 멘델·모르간학설의 정당성이 재차 인정되었다. 결국 리셍코의 학설(學說)은 유물변증법(唯物辨證法)을 합리화하기 위한 어용학설(御用學說)이라는 것이 폭로되었던 것이다. 이런 사실로서도 만물은 불변성과 가변성의 통일적 존재임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개별상에 관련하여 `環境(환경)이 인간을 규정(規定)하는가'라는 문제가 있다. 공산주의는 인간의 성격은 환경에 의해서 규정된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레닌(V. I. Lenin, 1870∼1924)의 혁명가적 인물로서의 지도 능력은 당시 러시아의 상황(狀況)에 의한 산물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통일사상에서 볼 때, 인간은 어디까지나 환경에 대해서 주체(主體)이고 주관주(主管主)이다. 즉 태어나면서부터 특출한 개성(個性)과 능력(能力)을 가진 인간이 일정한 환경조건이 성숙(成熟)되었을 때, 그 환경을 수습(收拾)하기 위하여 지도자(主體)로서 출현한다고 보는 것이다. 따라서 러시아혁명의 경우 레닌은 본래 특출한 능력의 소유자로서 출생했다가, 국내외(國內外)의 여건이 성숙되었을 때 타고난 능력을 발휘하여, 그 때의 환경을 수습하면서 러시아를 공산주의혁명(共産主義革命)으로 이끌어 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것을 개별상이라는 개념으로 표현한다면, 환경은 인간의 개별상에 있어서 가변적(可變的)인 부분에만 영향을 줄 뿐, 개별상 전체가 환경에 의해서 규정(規定)되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