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편 참만물 - 제3장 만물의 탄식과 참된 만물주관_ 1절

2013. 3. 6. 13:50참사랑 영원까지/천성경

1절 만물과 인간의 관계

1 오늘날 보이는 만물세계를 주관하고 있는 인간, 만물의 영장이라고 자처하고 있는 인간이 자신을 자신의 것인 줄 알고 있다면 그것은 오해입니다. 여러분의 몸은 여러분의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의 마음 또한 여러분의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의 것이라고 인정할 수 있는 근거가 무엇이냐고 반문하게 되면 대답할 수 없을 것입니다. 만약 이 문제가 해결되면 그것이 역사적인 하나의 기점이 되는 동시에 모든 문제를 풀 수 있는 해결점이 됩니다. 그러나 오늘날 이 땅 위에 살고 있는 인간은 이 문제를 망각한 채 그저 살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우주를 잃고 슬퍼하시는 것보다도 이러한 인간들이 되었다는 사실을 더 슬퍼하십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러한 하나님의 심정을 느끼고 체휼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로부터 근본적인 종교의 섭리가 출발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부터 하나님을 다시 찾을 수 있는 길이 개척되는 것입니다. 이 땅 위에 존재하고 있는 모든 것이 땅을 부모로 하고 있고, 천체를 부모로 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서는 창조주를 부모로 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여러분의 한 자체도 여러분 한 자체로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땅은 인간의 제2 어머니
2 우리 몸을 양육해 주는 것은 땅입니다. 우리 몸에 필요한 요소를 제공해 주는 땅이 우리의 부모입니다. 그런데 이 땅이 인간의 부모라는 것을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다음에 우리를 낳아 준 부모가 있습니다. 몸적인 부모는 땅이요, 마음적인 부모는 우리를 낳아 준 부모입니다. 그러나 인간에게는 이 두 부모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 부모를 넘어 이념적인 가치의 모습, 절대적이요 영원무궁하신 한 분의 부모가 있는데, 그 부모를 인정하지 않고 해명하지 못한다면 인간은 탄식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기에 전 인류는 흘러가는 역사노정에서 그러한 부모를 해명하는 어느 한순간, 한때, 한 시기를 갖지 않는 한 안식의 동산을 차지할 수 없습니다. 우리에게는 심정적인 부모가 있습니다. 그 부모는 땅과 더불어 망해 가는 부모가 아니라 땅의 역사와 인류의 역사를 뒤흔들어 지배하고도 남을 수 있는 부모입니다. 그 부모가 바로 천상의 부모, 즉 우리를 창조하신 부모입니다. 인간에게는 이렇게 3대 부모가 있는 것입니다.

3 인간은 자기를 낳아 준 부모만이 부모인 줄 알고 있으나 아닙니다. 여러분 몸의 원천은 흙덩이입니다. 여러분은 낳아 준 부모의 아들딸로 태어났지만 낳아 준 부모만을 닮지 않았습니다. 인간은 그 부모를 넘어 새롭고 더 큰 무엇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동기와 인연이 없이는 천적인 결과가 있을 수 없는 것이 철칙인데, 절대적인 가치의 모습을 그리워하는 것은 그러한 부모가 있기 때문임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참다운 인간은 땅을 대하여 심정이 통할 수 있는 인간이어야 할 것입니다. 자기를 낳아 준 부모가 땅이라면, 인류는 그 부모와 함께 심정적으로 위하여 살 줄 아는 사람이어야 됩니다. 더 나아가서는 하늘을 알고 천상의 부모의 뜻을 염려하며 그 뜻이 바라는 선의 목적지를 향하여 오늘도 내일도 싸워 나가는 사람, 그 어떠한 절대적인 인연을 해명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참다운 인생행로를 가고 있는 사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4 우주에 있는 만물들이 인간의 육체 속에서 각각 자기들 것을 모두 찾겠다고 주장하게 되면 인간은 모든 것을 빼앗기고 말 것입니다. 우주에서 모든 원소를 빌려와서 형성되었기 때문입니다. 그 말은 ‘우주가 나를 낳아 주었다. 우주가 나를 만들었다.’라고 하는 말입니다. 그래서 내 몸의 부모는 우주입니다. 나는 우주의 원소를 종합한 실체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나는 움직이는 우주다.’ ‘나는 활동하는 우주다.’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주를 사랑해야 됩니다.

5 자연 가운데 앉아서 만물을 보고 자연을 바라보면 신비함이 느껴집니다. 자연을 지극히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이 우러나면 인간을 자동적으로 사랑하게 됩니다. 꽃과 나비, 모든 만물을 보면 희망을 가지게 됩니다. ‘나는 자연에 있어서의 독생자요, 너 또한 자연에 있어서의 독생자다. 그러니까 이 우주는 나와 너를 위해 있다.’라고 생각해야 됩니다. 이것이 얼마나 멋지냐는 것입니다.

6 땅은 사랑의 씨를 심어 거둘 수 있는 밭입니다. 땅에서 우리 생명요소를 흡수해서 자라는 것입니다. 어머니 몸은 밭과 같습니다. 어머니 뱃속에서 어머니 몸의 모든 피 살과 영양소를 흡수해서 자란 아기가 태어나 지상에서 커 가지고 가정을 통해 완성하여 수확되어 가는 곳이 영계입니다. 그러니 영계는 가을에 추수한 것을 쌓아 두는 창고와 마찬가지이고, 지상은 그 추수하게 하는 밭과 같은 것입니다. 밭에서 잘 자라야 훌륭한 열매가 생겨납니다. 지상에서 상하관계·좌우관계·전후관계의 참사랑으로 일체권의 사랑이상을 체험해 감으로써 하나님 나라의 창고에 들어가서 하나님의 사랑을 중심삼고 생활의 이상적 상대권이 되어 하나님과 영원무궁토록 사는 것입니다. 대우주가 우리 집입니다. 이것이 천주입니다. 대우주가 우리 집인데, 마음대로 주관하면서 하나님과 사랑으로 같이 영원히 사는 것이 인간의 최대 행복이요, 최대 해방이요, 최대 자유입니다.

7 사람 몸의 4분의 3이 물입니다. 안 보이는 공기와 보이는 물이 공급되어서 여러분의 아이를 키우는 것입니다. 그것은 땅에서 공급합니다. 그러니까 땅은 제2 어머니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의 어머니보다 더 사랑해야 됩니다. 그렇게 자란 다음에는 영계로 날아가야 합니다. 자궁과 공기의 세계를 거쳐서 영계로 들어가 해방이 되는 것입니다. 그곳이 마지막 목적지가 됩니다. 그곳이 하나님을 중심삼은 천국입니다.

만물의 중심은 인간
8 하나님은 아담 해와의 외적이고 생물적인 성장을 위한 발판으로 아름답고 섬세하게 예비한 환경인 만물세계를 창조하셨습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인간은 장성하고 발전합니다. 하나님의 더 깊은 관심은 인간의 내적 성품과 사랑의 인격에 있었습니다. 그들은 참사랑의 경험을 통해 하나님의 참사랑을 닮고 완성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사랑의 힘을 내적이며 비물질적 힘 중에서 가장 강력한 것으로 창조하셨습니다.

9 만물지중(萬物之衆)에 유인최귀(惟人最貴)라는 말이 맞는 말입니다. 하나님도 사랑의 상대가 필요해서 만든 것이 인간입니다. 모든 만물을 중심 된 인간을 본떠 화합하고 흡수될 수 있도록 만든 것도 사랑이상 때문입니다. 피조세계를 살펴보면 광물세계·식물세계·동물세계·인간세계도 모두 쌍쌍제도로 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광물세계를 보아도 플러스 이온과 마이너스 이온이 작용하고 있습니다. 원소와 원소끼리도 아무것이나 갖다 붙인다고 해서 결코 결합하지 않습니다. 상대적 요인이 맞지 않으면 하나님도 마음대로 명령을 할 수 없습니다. 그와 반대로 서로 상대적 요건이 맞게 될 때는 하나님이라도 못 말립니다. 급은 낮지만 광물세계도 사랑의 창조이상형 모델의 핵에 반응할 수 있도록, 거기에 통할 수 있도록 작용하게 돼 있습니다.

10 우주의 존재 질서는 위하는 것을 근본으로 삼고 있습니다. 참다운 이상, 참다운 사랑, 참다운 평화의 세계는 하나님의 창조이상인 동시에 인간의 소망입니다. 그러므로 이상의 기원, 행복과 사랑의 기원은 상대를 위하여 사는 데에 있습니다. 우주를 보면, 그 어떤 존재물도 자기만을 위하여 존재하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동물계는 식물계를 위하여, 광물계와 식물계는 동물계를 위하여, 또 이 모두를 합한 만물들은 인간을 위하여 존재합니다. 그러면 인간은 누구를 위하여 존재합니까? 인간은 하나님을 위하여 존재합니다. 그 하나님은 또 만물들을 위하여 그들을 있게 하시고 성장·발전하게 하십니다.

11 인간은 모든 존재세계의 열매요 축소체인 동시에 모형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광물과 식물, 동물의 모든 요소를 다 지니고 있는 가장 고차원의 존재입니다. 그러나 인간도 어디까지나 결과적 존재이기 때문에 어떤 제1 원인적 존재가 있어 그를 닮아서 생겨났다는 결론이 성립됩니다. 즉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절대 주체적 존재가 반드시 있는 것이니 우리 인간이 인격적 존재라면 그 주체도 분명히 인격적 존재임에 틀림없습니다. 그 제1 원인적 절대자를 철학에서는 존재자라고 하고, 종교에서는 신이라고 부릅니다.

12 만유는 이중목적, 즉 개체를 위하는 목적과 전체 안에서 화하고 보다 높은 차원의 것을 위하는 전체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주는 이중목적의 연체로 되어 있는 하나의 큰 유기체와 같으며, 개체 내에서 주체와 대상이 완전히 하나되어 개체목적을 이룬 존재는 그 자체만으로 고립, 단독 고정된 상태로만 존재하지 않습니다. 개체는 다른 존재와 더불어 관련을 맺기 위하여 주체적 입장 혹은 대상적 입장을 취하여 그와 하나됨으로써 보다 고차원의 방향성과 목적성을 띤 존재로 발전합니다. 이렇게 우주는 주체와 대상의 공통이익으로 연결되어 있는 공동목적체이므로 그 속에 우주 전체의 공동목적을 위하는 그 어떤 힘, 우주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체 대상의 영원한 조화 합일을 위한 가장 진하고 완전한 상관관계의 내용은 무엇일까요? 사랑을 중심한 수수관계입니다. 사랑의 동기는 인간이 아닙니다. 사랑의 궁극적 근원은 절대불변의 원인적 주체입니다. 종교에서는 이 제1 원인자를 하나님이라고 합니다.

13 하나님의 창조과정을 살펴보면, 하나님은 만물을 먼저 창조하신 터 위에 최종적으로 인간을 지으셨습니다. 하나님을 중심하고 모든 것이 시작되었습니다. 인간 창조를 마침으로써 하나님과 인간, 그리고 만물이 평형적인 입장에서 통일을 보기를 원하셨던 것입니다. 인간은 하나님을 위시한 영계와 육계를 접촉시킬 수 있는 매개체입니다.

14 만물은 하나님의 아들딸을 지을 수 있는 토대입니다. 관계되고 연결될 수 있는 토대입니다. 동물도 그렇고 광물도 그렇습니다. 광물세계에도 플러스와 마이너스가 있습니다. 식물세계에도 암술과 수술이 있고, 동물세계에도 암놈과 수놈이 있습니다. 전부 다리를 놓아 모든 것이 결집되어 창조된 최고의 걸작이 인간의 내적 형상과 외적 형상입니다. 모든 형상을 부여해 상징적이고 형상적이며 실체적으로 다 드러내 다리를 놓게끔 해서 전부 연결되도록, 관계맺도록 한 것입니다.

15 세상은 각양각색의 조직체와 관계들의 조화 속에서 운행되고 있습니다. 복잡하고 다양한 이 세상에서 참된 주인이 되어야 한다는 사상은 인간과 인간의 관계는 물론 인간과 만물의 관계에서도 적용되는 사상입니다. 문제는 어떤 사람을 두고 참된 주인이라고 부를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보다 남을 위해 배려하고 헌신·봉사하는 ‘위하는 삶’, 즉 참사랑의 삶을 실천궁행하는 사람이 참된 주인이 됩니다. 참된 사랑을 갖고 만물을 사랑하고 보호·육성하는 사람이 만물에 대해서도 참된 주인이 되는 것입니다.

16 사랑 가운데 엮어진 것은 하나입니다. 하나의 연체 현상입니다. 내 머리카락하고 나하고 닮았습니다. 머리카락을 보게 되면 이것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관계가 없는 것 같지만 관계가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이 모든 만물은 솜털과 마찬가지입니다. 사랑이 기묘한 작용을 하는데, 이 모든 만물도 자기 나름의 사랑의 표시적 정서를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꽃도 음악을 들려주고 정서적인 환경을 만들어 주면 온전하게 핍니다. 봉오리가 피다가 찌그러지지 않습니다. 원만히 핀다는 것입니다. 닭도 기를 때 음악을 들려주면 잘 크는 것입니다. 상대적인 주변 환경과 보조를 맞춰 가고 화합하는 환경에서 자라게 될 때는 기울어지지 않지만, 사방에 화합하지 못하고 자라게 될 때는 찌그러지는 것입니다.

17 하나님이 환경을 창조한 것은 왜냐? 거기에 모든 만물과 식물이 살게 됨으로써 인간이 그들을 흡수해서 영양소를 채우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바다의 고기, 산의 초목, 풀과 나무, 이 전부가 사람에게 영양을 보급하는 것들입니다. 그다음에 병이 나면 약재로 만들 수 있는 것이 만물입니다. 하나도 쓰지 못할 것이 없습니다. 제일 천대받는 것이 제일 좋은 약이 됩니다. 독사의 독이 약 중에 제일 좋은 약이라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