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사상 - 제8장 역사론 (歷史論) - 5

2010. 1. 6. 16:18참사랑 영원까지/통일사상

四. 역사의 변천(變遷)


이상 열거한 창조의 법칙과 복귀의 법칙은 모두가 역사의 변천(變遷)에 작용된 법칙들이지만, 이 가운데 특히 중요한 것은 수수작용(授受作用)의 법칙, 상극(相剋)의 법칙, 탕감(蕩減)의 법칙, 분립(分立)의 법칙이다. 그 중 수수작용(授受作用)의 법칙(法則)은 역사의 변천에서의 발전(發展)의 법칙이 되고, 다른 셋은 합쳐서 전환(轉換)의 법칙이 된다. 전환(轉換)의 법칙은 선악(善惡)의 투쟁(鬪爭)의 법칙이라고도 한다).


역사가 수수작용에 의하여 발전해 온 것은 이미 설명한 바와 같다. 즉 정신과 물질, 인간과 환경(자연, 사회), 정부와 국민, 단체와 단체, 개인과 개인, 인간과 기계 등의 여러 가지 주체와 대상간에 수수작용이 원만히 행해짐으로써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의 발전이 이루어져 온 것이다.


발전이란 성장, 발육, 향상 등을 말한다. 또한 새로운 質의 출현을 뜻하며, 이것들은 모두 불가역적(不可逆的)인 전진운동이다. 그것은 주체와 대상의 상대적인 요소가 공동목적을 중심으로 조화로운 수수작용을 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에 반하여 투쟁은 서로 목적이 다르고 이해가 다른 주체와 주체간에 생기는 것이다. 투쟁이 일어날 때 발전은 정지(停止)되거나 또는 오히려 후퇴(後退)한다. 따라서 역사상에 나타난 어떠한 종류의 발전도 예외없이 수수작용에 의해서 이루어졌던 것이다.


주체와 주체는 상극(相剋)의 법칙에 따라 대립하고 투쟁하는데, 역사상에 있어서의 주체와 주체의 상극이란 지도자와 지도자의 대립을 말한다. 예컨대 프랑스혁명(革命)에 있어서 중산시민층(부르주아지)의 지도자와 루이 16세를 중심으로 한 왕당파귀족(王黨派貴族)들, 즉 새로운 지도자와 낡은 지도자와의 투쟁이 그 예이다. 양자는 분립의 법칙에 따라 상대적으로 선(善)편의 입장(하나님의 섭리(攝理)에 적합한 입장)과 악(惡)편의 입장(하나님의 섭리를 방해하는 입장)으로 분리(分離)된 것이다. 그리고 각각의 주체가 대상인 대중을 서로 자신편에 끌어들임으로써(따라서 이때 大衆은 二分 됨) 선(善)편의 진영(陣營)과 악편의 진영을 형성하여 싸우게 된다. 지도자 중 어느 쪽이 선(善)이고 어느 쪽이 악(惡)의 입장인가 하는 것은 얼마나 하나님의 섭리에 기여(寄與)하고 있는가에 따라서 결정된다. 대체로 낡은 사회의 지도자들은 자기 중심으로 기울어짐으로써 전제적(專制的) 지배를 일삼게 된다. 따라서 하나님의 섭리를 방해하는 악(惡)편으로 기울어지게 마련이다. 이 때에 하나님은 섭리의 진행에 보탬이 되는 새로운 지도자를 선(善)편의 입장에 세워서 그를 통하여 섭리하시곤 했다.


선악(善惡)의 투쟁에서 선편이 이기면 역사의 진행방향(進行方向)은 보다 선(善)한 방향으로 전환하게 된다. 그 후 역사가 일정한 새로운 단계에 도달하게 되면 이때까지의 지도자는 다시 악(惡)편으로 기울어지게 된다. 그리하여 보다 선(善)한 지도자가 또 다시 나타난다. 여기에 다시 선악(善惡)의 투쟁이 벌어진다. 여기에서 선편이 이기면 역사의 방향은 더욱 선한 방향으로 전환하게 되며, 드디어는 완전한 선(善)의 단계, 즉 창조이상세계가 실현되는 단계에 도달하게 된다. 이 때 비로소 선악의 투쟁은 종말(終末)을 고한다. 이와 같이 투쟁은 발전을 가져오는 것이 결코 아니며, 다만 역사발전의 방향을 전환시키는 구실을 다할 뿐이다.


선(善)편의 주체와 악(惡)편의 주체와의 투쟁에 있어서 악편이 강력할 경우, 하나님은 탕감의 법칙을 통하여 악편을 굴복시키곤 하셨다. 즉 선(善)편의 지도자로 하여금 악(惡)편 세력의 박해 또는 공격을 받으면서 고난과 역경의 길을 걷게 함으로써 그것을 조건으로 하여 악편의 지도자를 자연굴복시켰던 것이다. 만일 그래도 악(惡)편의 지도자가 굴복하지 않을 때는 선(善)편의 지도자의 수난(受難)을 조건으로 전체대중을 감화시켜서 악(惡)의 지도자를 고립시킨다. 이렇게 되면 악(惡)편의 지도자는 결국 굴복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이것이 선악투쟁(善惡鬪爭)의 법칙의 내용이다. 따라서 이 법칙을 맞고 빼앗는 법칙 또는 맞고 빼앗는 전술(戰術)이라고도 부른다. 오늘날까지 종교(宗敎)가 박해를 받으면서 전세계에 전파(傳播)된 것은 바로 이러한 맞고 빼앗는 법칙에 의한 것이었다.


선악(善惡)의 투쟁에 있어서 선(善)편 인물들이 책임분담을 다하지 못하고 악편이 승리할 경우, 역사는 물론 선한 방향으로 전환되지 못하고 그대로 연장된다. 그러나 그런 경우, 일정한 기간이 경과하면 하나님은 보다 선한 지도자를 다시 세워서 악(惡)편을 굴복시킨다. 그리하여 결국은 역사가 선편 방향으로 전환되도록 하나님은 배후에서 부단히 섭리해 나오신 것이다. 그 때문에 오늘날까지의 인류(人類)역사는 계급투쟁에 의해 발전해온 것이 아니라 선악(善惡)의 투쟁(鬪爭)에 의해서 변천되어 왔다.


이와 같이 역사는 주체와 대상의 수수작용에 의해서 발전해 왔으며, 선악의 투쟁에 의해서 방향이 전환(轉換)되어 왔다. 즉 역사는 발전과 전환이 반복되는 가운데에서 변천(變遷)되어 왔던 것이다. 역사변천의 과정을 도형(圖形)으로 표시하면 그림 8-2와 같다.

그림 8-2. 역사의 변천 

 

이상으로 역사는 두 가지의 방향을 향하여 변천(變遷)해 왔음을 알게 된다. 하나는 발전(進展)의 방향이며, 다른 하나는 복귀(轉換)의 방향이다. 발전이란 과학이나 경제, 문화가 발달하는 것을 의미하고 복귀란 잃어버린 창조이상세계(創造理想世界)-사랑과 평화의 세계-를 회복(回復)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같이 역사에 두 방향이 생긴 것은, 인류역사가 재창조(再創造)역사임과 동시에 복귀섭리(復歸攝理)역사기 때문이다. 미래세계는 고도로 발달한 과학문명의 세계임과 동시에 고도의 윤리사회(社會)로서 과학문명의 세계는 발전에 의해서 도달되고 윤리사회(社會)는 복귀에 의해서 도달하게 된다.


복귀(復歸)는 선악(善惡)의 투쟁(鬪爭)에 의해서 이뤄지기는 하지만 반드시 물리적(物理的)인 투쟁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악(惡)편이 선(善)편에 순순히 굴복하면 평화적인 전환이 이루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실제로 선악의 투쟁을 종결짓는 최후의 투쟁, 즉 메시아가 직접 사탄을 굴복시키는 투쟁은 이름이 투쟁일 뿐, 사실은 참사랑을 가지고 평화적으로 사탄을 자연굴복시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역사는 발전과 복귀라는 두 방향을 향하여 나선형(螺旋形)을 그리면서 변천(變遷)해 왔다. 그런데 발전은 영원히 계속하는데 대하여 복귀는 창조이상세계(善의 세계)가 회복되면 그것으로 끝나고, 그 이후에는 평화와 참사랑의 이상세계가 영원히 계속되는 것이다. 이상으로 역사의 법칙과 변천의 내용에 관한 설명을 전부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