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사상 - 제1장 원상론 (原相論) - 14

2010. 1. 6. 16:57참사랑 영원까지/통일사상

4. 원상구조(原相構造)의 통일성(統一性)


앞에서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원상구조란 신상의, 특히 성상과 형상의 상호관계였으며, 이 관계가 밝혀짐으로써 많은 현실문제들의 근본적 해결이 가능하게 되었다. 그것은 대부분의 현실적인 난문제(難問題)들은 관계상의 문제들이기 때문이며, 관계의 바른 기준을 일탈함으로써 야기된 문제들이었기 때문이다. 바꾸어 말하면 원상구조가 밝혀짐으로써 그 관계의 본연의 기준이 명백해졌기 때문에 모든 문제들이 근본적으로 또 항구적(恒久的)으로 해결이 가능하게 되었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 원상구조에 관하여 마지막으로 첨가하고 싶은 것은, 신상의 관계를 설명하는데 왜 구조(構造)라는 개념이 필요한가 하는 것과, 구조라는 면에서 본 원상의 참모습은 어떠한가에 관한 설명이다.


본래 구조(構造)라는 용어는 일정한 재료로써 만들어진 구성물, 예컨대 건축이나 기계 등에 대하여 그 재료의 상호관계를 나타낼 때에 흔히 사용된다. 특히 구조는 유형물(有形物)의 구성을 분석하고 연구할 때 자주 쓰인다. 즉 인체구조, 사회구조, 경제구조, 분자구조, 원자구조 등이 그 예로서, 사물을 분석하고 연구하는데 있어서 구조의 개념이 필요할 때가 많다. 그러한 측면을 확대적용하면 의식(意識)이나 정신(精神) 등 무형적 존재를 분석하는 데에도 쓰일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의식(意識)구조(構造)니 정신(精神)구조(構造)니 하는 용어가 쓰이고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무형인 하나님의 하나하나의 속성의 관계를 알아보는데 구조의 개념을 사용한 것이 바로 그러한 동기(動機)에서였던 것이다. 즉 구조의 개념을 활용함으로써 하나님의 속성, 특히 성상과 형상과의 관계의 상세한 내용을 분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그리고 아무리 성상과 형상의 상대적 관계가 상술한 바와 같이 종류가 여럿이 있다 하더라도, 원상의 세계는 시공(時空)을 초월한 세계이므로 구조(構造)개념(槪念) 또는 시공관념(時空觀念)으로 유추(類推)할 때의 원상의 참 모습은 어떠한 것일까?


그것은 한마디로 통일성(統一性)이라고 밖에 표현할 길이 없다. 공간이 없기 때문에 위치가 없으며, 따라서 전후와 좌우가 없고, 상하가 없으며, 내와 외가 없고, 넓고 좁음이 없으며, 원근이 없고, 삼각형, 사각형 등의 공간도 없다. 무한대(無限大)와 무한소(無限小)가 같은 세계이며, 모든 공간이 한 점에 모두 중첩되어 있는 다중첩(多重疊)의 세계이다. 그러면서 동시에 상하, 전후, 좌우, 내외가 한없이 넓혀지고 있는 세계이다.


또 원상의 세계는 시간이 없는 세계이다. 따라서 시간관념으로 유추(類推)하면 과거, 현재, 미래가 지금, 현순간에 합쳐져 있다. 마치 영화 필름의 두루마리(필름말이) 속에 과거, 현재, 미래가 다 들어 있는 것과 같다. 즉 시간도 현순간속에 합쳐져 있다. 즉 순간속에 영원이 있다. 그러면서 순간 시간이 영원으로 이어져 있다. 따라서 순간과 영원이 같다. 이것은 원상의 세계가 하나의 상태(성상-형상, 양성-음성이 통일된 상태)의 순수지속(純粹持續)임을 뜻한다. 즉 상태(狀態)의 순수지속(純粹持續)이 원상세계의 시간이다.


이상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원상의 세계는 순수한 통일체(統一體)이다. 공간과 시간 뿐만아니라 그 외의 모든 현상(墮落과 관련된 비원리적인 현상을 제외하고)의 원인이 중첩적(重疊的)으로 한 점에 통일되어 있는 세계다. 이것을 바꾸어 말하면 시간, 공간을 위시한 우주 내의 모든 현상은 이 통일된 한점(一點)에서부터 발생한 것이다. 마치 한점(一點)에서 상하 전후 좌우로 무한히 긴 직선을 무수히 그을 수 있는 것처럼 이 통일성에서부터 시공의 세계가 상하 전후 좌우로 무한히 뻗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주가 아무리 광대(廣大) 무변(無邊)하고, 우주의 현상(現象)과 우주의 운동이 아무리 복잡한 것 같다 하더라도, 그 시공과 그 현상을 지배하고 있는 기본원리는 이 한점(一點) 즉 통일성에 있으니 그것이 곧 통일의 원리 즉 수수작용의 원리, 또는 사랑의 원리이다. 예컨대 수수작용의 터전인 사위기대(四位基臺)라는 한점(一點)(원점)에서 공간이 전개되어 나왔고, 정분합작용이라는 일점에서 시간이 전개되어 나왔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