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인의 논개사랑

2010. 9. 3. 00:19삶이 깃든 이야기/심정공감

 

 

낫과 밤으로 흐르고 흐르는 남강(南江)은 가지 않습니다

 

바람과 비에 우두커니 섰는 촉석루는 살 같은 광음을 따라서 달음질칩니다

 

논개여! 나에게 울음과 웃음을 동시에 주는 사랑하는 논개여!

 

그대는 조선의 무덤 가운데 피었던 좋은 꽃 중의 하나이다. 그래서 그 향기는 썩지 않는다.

 

나는 시인으로 그대의 애인이 되었노라....

                                                                            만해,  한용운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 적장을 죽이고 자신의 목숨도 초개와 같이 버린 꽃다운 열아홉 나이에 논개가 선택한 순국의 길은 인류역사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보기 어려운 불멸의 민족혼이다논개는 1593년 임진왜란 진주성 전투 중에 진주 남강 의암에서 왜장 게야무라 로쿠스케(毛谷村六助)를 수장시키고 장렬하게

순국했다.

 

 일본 여인으로 한국으로 시집와서 장수군 논개사당에서 문화관광 해설사로 관광객을 맞고있다. 의로운 여인 논개를 설명하며 겸손하고도 예의 바른 안내에 그녀의 어눌한 설명은 감동스러웠고 조국 일본의 침략을 인정하면서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일 땐 숙연해 지기까지 했다.  

 

 

 

 

 

 

 

논개

거룩한 분노는
종교보다도 깊고
불 붙는 정열은
사랑보다도 강하다.
아! 강낭콩 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아리땁던 그 아미(蛾眉)
높게 흔들리우며
그 석류(石榴) 속 같은 입술
죽음을 입맞추었네!
아! 강낭콩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흐르는 강물은
길이길이 푸르리니
그대의 꽃다운 혼(魂)
어이 아니 붉으랴.
아! 강낭콩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 신생활 3호(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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