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는 이야기 하나

2013. 8. 22. 12:05삶이 깃든 이야기/심정공감

 

 

 

 

지식만을 전달해서는 좋은 문화 관광 해설사가 아니다.

풍부한 감성으로 스토리텔링 위주로 가야한다.

해설 하고자 하는 대상을 왜곡하지 않으면서 흥미 있게 이야기하듯 해설 하라는 말이다

감동하는 관광객의 마음이

눈빛으로 마음으로 느껴지고 다가올 때 보람이 있다.

 

한정된 해설지에서는 어렵겠지만

장시간 함께 투어를 할 경우에는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들려주는 것도 좋겠다.

 

여기 재밌는 이야기 하나. 

 

 쥐뿔도 모른다

아무 것도 모르면서 아는 체 하는 경우를 가리키기도 하는 이 말은 종종 쓰는 비속어이지만 사실은 은근히 야한 말이다.

 

옛날 어떤 마을에 어떤 남자가 살고 있었다.

 

그는 한가할 때면 웃방에서 새끼를 꼬았는데, 그 때 새앙쥐 한 마리가 앞에서 알짱거렸다.

그는 조그만 쥐가 귀엽기도 해서 자기가 먹던 밥이나 군것질감을 주었다.

 

그러자 쥐는 그 남자가 새끼를 꼴 때마다 웃방으로 왔고,

 

그 때마다 그 남자는 무엇인가 먹거리를 조금씩 주고는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남자가 이웃마을에 외출을 했다가 들어오니 자기와 똑같이 생긴 남자가 안방에 앉아 있지 않은가?

그는 깜짝 놀라서 외쳤다.

 

"네 이 놈, 너는 누군데 내 방에 와 있는 것이냐?"

 

그러자 그 남자도 같이 고함을 지르는 것이 아닌가?

 

"너야 말로 웬 놈이냐?'

 

집안 식구가 모두 나왔으나 도대체 누가 진짜 주인인지 알 수가 없었다.

자식은 물론 평생을 함께 살아온 부인까지도 구별할 수 없을 만큼 둘은 똑 같았다.

 

어쩔 수 없이 모든 식구가 모인 상태에서 집안 사정에 대해 질문을 하고, 대답을 정확하게 하는 사람을

진짜 주인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부인 이름, 아버지 제사날, 아들 생일둘 다 막힘이 없이 대답을 했다.

그러자 부인이 부엌의 그릇 수를 물어 보았다.

 

아무리 주인이라도 옛날의 남편들은 부엌 출입을 거의 하지 않았다.

부엌 살림살이는 물론 그릇이 몇 개인지 어찌 알겠는가?

 

진짜 주인은 대답하지 못했으나, 가짜는 그릇과 수저의 수까지 정확하게 맞추었다.

결국 진짜 주인은 식구들에게 모질게 두들겨 맞은 뒤에 쫓겨나고 가짜가 그 집의 주인이 되었다.

 

 자신의 집에서 쫓겨난 그는 신세를 한탄하며 이곳저곳을 떠돌았다.

그러다가 어느 절에 들러서, 노승에게 자신의 처량한 처지를 하소연했다.

노승은 여차저차 사연을 들은 뒤에 이렇게 말했다.

 

"그 가짜는 당신이 먹거리를 준 생쥐라오. 그 놈은 당신 집에서 살면서 당신에 대한 모든 것을 파악했고,

부엌에서 밥을 훔쳐 먹다보니 부엌살림까지 알고 있었던 것이오."

 

그는 노발대발하며 당장 돌아가서 그 생쥐를 때려죽이겠다고 했다.

노승은 조용히 타일렀다.

 

"어림없는 말이오. 그 놈은 당신의 손때가 묻은 밥을 얻어먹으면서

당신의 정기를 모두 섭취해서 영물이 되었소.그렇게 쉽게 죽일 수는 없을 거요."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여기 내가 기른 고양이를 줄 테니 데리고 가서 여차저차 하시오."

 

그는 노승에게 얻은 고양이를 보따리에 감추고 자신의 집으로 들어갔다.

 

대청에는 가짜 주인이 자신의 부인과 함께 담소를 나누고 있다가 소리를 질렀다.

 

"저 놈이 그렇게 혼나고도 또 왔단 말이냐?"

 

그러자 아들을 비롯한 식구들이 모두 나왔다. 그는 보따리를 풀어헤치며 고양이를 내놓고 이렇게 대꾸했다.

 

"오냐, 이 놈아. 이것이나 본 뒤에 떠들어라."

 

가짜 주인은 고양이를 보자 혼비백산하여 피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고양이가 더 빨랐다. 비호같이 덤벼들어 목을 물자 가짜 주인은 생쥐로 변해서 찍찍거렸다.

 

"이래도 누가 주인인지 모르겠느냐?"

 

그가 지금까지의 사연을 털어 놓자, 아내와 가족들은 백배 사죄하면서 잘못을 빌었다.

 

 

그 날 밤

 

술상을 들고 남편에게 온 아내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 남편은 껄껄 웃으면서 말했다.

 

"여보, 당신은 나와 그만큼 살았으면서 내X과 쥐X도 구별 못한단 말이오?"

 

아내는 더욱 고개를 들지 못했고, 남편은 너그럽게 용서를 해주고 잘 살았다고 한다.

위 이야기에서 X은 남자의 성기를 가리킨다. 여기에서 "X도 모른다."라는 말이 생겼다.

그러나 아무리 속담이라도 남자의 성기를 입에 담기는 남사스러운 일이다.

 

그래서 X를 외형상 성기와 유사한 뿔로 바뀌어서 "쥐뿔도 모른다."란 속담이 된 것이다.

 

이 속담의 의미는

 

"평생을 함께 산 배우자의 몸에 대해서도 모르는 주제에 뭐가 잘 났다고 아는 척 하느냐?

, 당연히 알아야 할 것도 모르는 주제에 공연히 나서지 말고 가만히 있어라." 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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