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사랑하기 좋은 가을에 (두룡거사)

2013. 9. 23. 14:42삶이 깃든 이야기/심정공감

 

 

 하필이면 가을에 떠났니

 

여름에 떠났으면 더워서 그저 그랬을 텐데

 

 

겨울에 떠났으면 추워서 그저 그랬을 텐데

 

길섶 코스모스 애교에 산 너머 바람이 찾아오고

 

들녘 누런 벼들은 다 컸다고 볼들을 비비고

 

이렇게 사랑하기 좋은 가을에 왜 떠났니

 

휘영청 달 밝아 문 활짝 열린 밤하늘 저 별들도

 

가을엔 눈맞아 서로를 비춰 주고 있는데

 

이 가을이 다 가도록

 

난 너만을 못 잊어야 하는 거니

 

난 너만을 그리워해야 하는 거니

 

그 많은 날들 다 놔두고

 

하필이면 가을에 떠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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