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월의 시
2013. 9. 9. 22:15ㆍ삶이 깃든 이야기/심정공감
인간은
누구나
스스로의 여름만큼 무거워지는 법이다.
스스로 지나온 그 여름만큼
그만큼 인간은
무거워지는 법이다.
또한 그만큼
가벼워지는 법이다.
그리하여 그 가벼움만큼 가벼이
가볍게 가을로 떠나는 법이다.
기억을 주는 사람아
기억을 주는 사람아
여름으로 긴 생명을
이어주는 사람아
바람결처럼 물결처럼
여름을 감도는 사람아
세상사 떠나는 거
비치 파라솔은 접히고 가을이 온다
(조병화·시인, 1921-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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