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지에 관계없이
2012. 11. 13. 22:37ㆍ삶이 깃든 이야기/가족
비가 자주 내리더니 벌써, 겨울 날씨다.
따뜻하게, 강아지 집을 만들어 주기위해
옥상에 쓰지 않던 고무통을 아내와 작은 녀석이 끌고 내려왔다.
드나들 수 있도록 칼로 오려내
입구를 만들고 뒤집어 놓으니 그럴듯 해 보인다.
게으른 주인을 만나서 이제야 보금자리를 마련해 줬다.
그런데,
창고로 사용하느라 마당에 처 놓은 천막에서
한 달간 머물렀던 강아지는
그 반대쪽 마당 끝자락에 마련한 새 보금자리로 옮겨 놓자
처음에는 신기 해 하다가
이내, 천막으로 돌아가려고 하루 종일 킁킁대고 짖어 댔다.
저녁이 되서야 비로서 안정이 됐는지, 그렇지 않으면 지쳤는지, 조용하다.
궁금해서 마당에 나와 보니 그래도 그곳이 집이라고
그 속에 들어가 누어있던 강아지는 토실토실한 궁뎅이를 흔들며 반긴다.
자신의, 의지에 관계없이 어미 곁을 떠나 우리 집에 오게 된 강아지.
또, 자신의 의지하고는 관계없이
정든 천막을 떠나야만 하는 강아지 신세,
내일은 목줄이라도 풀어주어, 일시나마 자유를 허용 해 주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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